2018년 11월 30일 (추억을 소복소복) 육아 일기


그 때는 말이야, 먹고 사는 게 바빠서 어쩔 수 없었겠지만 말이야-

아빠의 어린 시절 있지, 아- 다시 생각해보니까 기술의 문제도 있을 수 있겠다.

아빠는 어린 시절이 그렇게 많지 않은 거 같아. 엄마만 해도 어린 시절의 사진이 제법 되던걸.

아빠는 글쎄, 많이 없던걸.

마치 꿈에서 깨어보니 지금을 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야.

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단편적으로 남아 있을 뿐이네.

추운 겨울 '성준'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 때 제법 친했던 친구에게 귀를 잘못 맞아서 엄청나게 아팠던 기억.

그 한양슈퍼 뒤에 있었던, 파출소 뒤에 있었던 놀이터의 미끄럼틀에서 말이야, 쿵하고 떨어져서 5초 정도 숨을 못 쉬었던 기억.


그 전에 면목동의 기억도 단편적으로 남아있는데 말이지.

햇살이 굉장히 잘 드는 단칸방으로 기억해. 계단을 세 개 올라가면 문이 있었고, 그 옛날 영화에나 나올법한 샤시문을

열고 들어가면 부엌 겸 씻는 곳이 있었고-, 거기서 다시 계단을 두 개 올라가면 방이었는데. 그 방이 말이야,

엄청나게 햇살이 잘 들었어. 아빠의 아빠가 잠을 노곤히 주무시면, 아빠는 아빠의 단잠을 깨우지 않기 위해서

보시락거리면서 놀았던 기억이 난다.

그 방에서 네 명이 함께 자고, 함께 먹고 살았어. 그리고 아빠는 그 두 계단 밑의 화장실 겸 부엌으로 자다가 굴러 떨어지기를

했던 기억이 나. (할머니는 그게 아빠 두 살 되기 전의 일인데 어떻게 그게 기억나냐고 그러더라고. 그런데 아빠는

'에이- 오늘도 떨어졌네'라고 생각까지 했는걸.

아빠의 아빠는, 그리고 엄마는 그 집에서 큰아빠와 아빠를 키우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. 어떤 삶을 꿈꿨을까.



환히야! 환히와 함께 하는 매일매일 너무 소중하다. 다시는 안 올 시간이기에 더욱 말이지.

슬기로이야! 아빠한테 웃는 모습 보여줘서 고맙다.


덧: 김환히 아프다. 바이러스가 장에 침투한 모양. 밥을 제대로 못 먹다.

    내일은 환히 인생 처음의 발표회가 있는 날. 정작 김환히는 관심 없는듯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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